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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5일 금요일

늘 급한 일로 쫓기는 삶(Tyranny of the Urgent) - 찰스 험멜

[책 속에서]

예수님은 돌아가시기 전날 밤에 아주 놀라운 말씀을 하셨다.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성하여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였사옵니다.'(요 17:4) 수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예수님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근육이 마비 상태로 움츠러들어 있다가 회복된 사람이 열이라면, 그 열배나 되는 사람들은 여전히 무능력자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눈멀고 병으로 상하고 불구가 된 자들이 온 천지에 널려 있었다. 필요한 일거리들이 수다히 미완성으로 남아 있고, 사람들의 긴박한 요구 사항들도 다 채워지지 않았던 그 마지막 밤에 주님께서는 평안을 누릴 수 있었다.

'예수께서는 마르다와 그의 자매와 나사로를 사랑하셨습니다. 그런데 나사로가 앓는다는 말을 들으시고도 계시던 곳에 이틀이나 더 유하셨습니다.'(요 11:5~6)

예수님은 하나님이 작성한 어떤 청사진이나 일정표를 갖고 계신 것은 아니었다. 주님은 매일매일 기도하는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신 것이다.

'많이 주어진 사람에게서는 많은 것을 요구한다.'(눅 12:48)

시간에 대해서는 그만큼 신중하지 않다. 예상치 않았던 기회나 요구에 충동적으로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새로운 일정표를 작성할 때 예상치 못한 일을 대비하여 약간의 시간은 비워두라.

별도로 한주에 한시간씩 떼어놓으라.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계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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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엔 아직도 병자와 소경 천지 인데, 사람들의 긴박한 요구 사항들이 다 채워지지 않은 상태인 그 마지막 밤에 예수님은 어떻게 평안을 누릴 수 있었을까? 나사로가 죽어간다는 말을 들으시고도 어떻게 여전히 머물면서 그의 사역을 할 수 있었을까? 시간이 하루밖에 없으니 더 더 많은 사람들을 고쳐주고 구원해줘야겠다는 생각보다, 예수님은 그의 일, 즉 맡긴 일을 완성하기 위해 전력을 쏟으시는 일에 집중한 것이다.
우리는 돈에 대해서는 낭비하지 않도록 계획도 세우고 충동구매에 따른 후회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인지하지도 못하고 낭비라고 생각지도 않은 경우가 많은 듯하다. 또한, 늘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며, 마치 바쁘지 않다고 하는 사람은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거나 중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끼기도 한다. 무척 바빠보이고 시간에 쫓겨다니는 사람이 프로페셔널하고 쿨하게 보이는 것이다.

(1) 중요한 것과 긴급한 일을 구분하는 능력
이러한 가운데 내가 우선순위를 하나님께 두지 않는다면, 나는 정말로 목전에 앞둔, 그리고 언제나 긴급하다고 하는 현실과 일에 의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누구말대로 오늘 내가 말씀 한번 건너뛴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나무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그러면 또 어떠랴. 회개하면 되지 않은가. 라는 얄팍한 생각도 든다)


(2) 중요한 일에 시간 배정 & 여유시간 만들기
내가 즐겨보는 미드 '하우스'에서, 닥터 하우스는 아프리카에서 의료사역을 하는 한 의사에 대해 이런 식으로 조롱한다. '당신이 6시간 자는 동안, 결핵으로 1440명이 죽는군, 잠을 안 잘 수 없겠지만, 봐라, 당신이 10분만 잠을 안자고 버티면 4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지 않냐?'
나사로, 즉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없어 보이는데, 예수님은 그 일 대신 사역에 초점을 두셨다. 언뜻 보기엔 이해가 가지 않으나 예수님은 자신에게 남은 시간, 지금 이 시점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일, 그리고 나중에라도 할 수 있는 일 등 이리저리 재보시고 결정을 하셨으리라 생각한다.
나의 경우엔 다행히 생명 vs. 사명이 아니라 훨훨 경중한 문제인 영적생활(기도, 말씀 등) vs. 맡겨진 일로 시험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다행히도 나의 시간중 예전에 미드나 소설을 보며 보냈던 시간을 영적생활로 대체하기 때문에 현재는 그럭저럭 해나가는 편이다. 즉 현재는 나쁜 버릇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나도 만족하지만, 점차 이를테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최선을 다해야 하는 일 vs. 영적생활 등 두가지 좋은 것들에서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그러한 경우, 내일 스케쥴을 오늘 보면서 어디 시간이 나올 구멍이 없나를 살펴보면서 시간을 찾아서 두가지 다를 하거나, 두가지 다를 70%만 도달하자는 마음으로 하거나, 또는 한가지를 포기해야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사실, 대부분 나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결정하지만, 예수님처럼 기도하는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3) 안식 및 여유시간을 가지면서 지난일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세우기
너무 계획을 타이트하게 짜면, 빡빡하게 시간에 쫓기면서 생각없이 일만하게된다. 잠깐 쉬면서 내가 한 일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여유 시간도 같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 즉, 나의 경우엔, 중요한 일을 먼저 배정하고 어떠한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일에 대한 버퍼 시간도 같이 마련할 필요를 느낀다.
결론적으로, 비록 주중에는 사람들과 일로 인해 분주할 지라도 부디 나만의 안식일을 가져서, 일주일의 분주함을 돌아볼 시간, 그리고 주님과 깊이 교제할 시간 마련이 필요함을 느낀다. 안식이란 것이 하루종일 방안에서 뒹굴면서 먹고, 좋아하는 소설이나 미드 같은 세상적인 것으로 내 속을 꽉꽉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맥도날드처럼 산책과 사색, 하나님과의 교제로 채울 필요를 느낀다. 또한, 모든 일에는 선택함으로써 희생이 동반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 밖의 의견]
이 소책자를 읽으면서 느낀 다른 하나는, 예수님은 무엇하나도 그냥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즉, 그가 말한 모든 것이 진리라고 생각하면, 그의 말 행동 모든 것들은 하나 하나 깊은 의미가 있음을 알게된다는 것이다. 즉, 단지 그를 신으로만 생각지 말고 인간으로서의 본받을 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바다의 풍랑에 의해 제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거렸지만, 예수님은 평안히 깊이 잠드셨다고 한다. 여기서 보통 제시하고 있는 주제는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였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알고 계셨기 때문에 평안히 잠드실 수도 있지만 그의 하루가 우리가 그러하듯이 새벽부터 저녁까지 고단하게 돌아다니셨기 때문에 푹 주무셨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힘들면 발이 부르트고, 목이 쉬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육체를 가지고 그는 새벽부터 밤까지 부지런히 자신의 일을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아기처럼 쌔근쌔근 주무셨을 아주 인간적인 예수님의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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