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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0일 수요일

('09.1.25~31) 캄보디아 선교 관련 느낀점 등

[준비시]
선교에 대한 큰 기대감은 없었다. 단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경험을 하는 것 그리고 그 땅에 대한 긍휼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길을 떠났다. 대부분 선교 갔다 온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좋았다. 은혜 많이 받았다’이다. 나도 사실 그런 기대도 어느 정도 하고 간 것이 사실이다. 갔다 오면 내 삶이 변화되지 않을까. 그들의 빈곤, 아픔 등을 보면 크게 감동받아 내 삶이 변화되지 않을까.
영화를 많이 봤나보다. 현실은 단순한 일상의 반복이며 또는 무디어진 감성의 결과인지 또는 노력 없는 성과를 바라는 이기적 마음으로 인지 내 삶은 선교 후에도 그다지 크게 변하지 않는다. 단지 성과라면 선교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구체적인 실상을 보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열방을 위해 기도할 때 다른 사람보다 좀 더 가슴에 와 닿는다는 것 정도, 그리고 선교 헌금을 해야겠다는 작정 정도가 변화일 것이다. 또한 선교 자체가 아니라 준비하면서 그리고 그 나라에 가서 생활하면서 동역자들과 한층 더 가까워진 것이 성과로 볼 수 있다.
[현지: 캄보디아 사역시] 나는 어린이팀과 의료팀 중 의료팀을 지원했다. 의사들을 제외하고 청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대개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하고 전달하는 것이다. 즉, 현지인과의 접촉 없이 분업화된 공장에서 일하는 것처럼 한 테이블에서 약 조제 및 포장이라는 단순반복작업의 일련과정을 하게 되었다. 그러한 단순반복적인 일들에서 그 나름에서의 즐거움 및 의미를 찾지 않았다면 분명 선교에 대한 회의감에 빠졌을 것이다.
두 가지 의식 전환 과정이 필요했다. 첫 번째는 누군가는 지루하고 단순반복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비록 보이기에 지루하고 빛도 없어 보이지만, 반드시 현지인들에게만 하는 것이 선교가 아니라 팀 안에서 누구도 맡기 싫어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것도 하나의 섬김이 될 수 있다고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일 중심에서 교제 중심으로 나가는 것이다. 나는 일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선교를 하러 온 것이다. 그러나 평소의 습관이 그대로 남아 얼마나 빨리 처리할 수 있는가에 포커스를 두고, 일 관련 이외에는 대화도 잘 하지 않는 나를 보게 되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을 점점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면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긴 점도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의료팀 및 현지 통역인 등 주변인과 교제를 많이 하려 노력했다. 그래서 정말 즐겁게 일했고 또한 나중에는 통역하는 애들과 서로 연락처 교환 및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고 있다.
[기타]
기억에 남는 것은 땅밟기이리라. 만평이나 되는 땅을 7바퀴를 돌면서 나중에는 지쳐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내가 무슨 기도를 하고 있는지 의식하지도 못한 채 중얼거리며 걸었던 기억이 난다. 피로 물든 이 땅을 긍휼히 여겨주시어 이 땅에 세워질 학교를 위해 재정적, 인적자원을 충족시켜달라고 기도하면서, 선교사님이 말씀하신 자신의 인생에서 시간의 십일조를 드리라는 것에 대해 이것저것 고민을 했었다. 즉,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곳은 외면한 채 내가 가진 것을 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자리에서 헌신하겠다고 하는 나를 보면서 ‘그렇다면 나는 어떡해야 하나‘하는 해결이 보이지 않는 심정을 가지고 걸었던 그 기억들....




또한, 내가 이 사역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공동체감이었을 것이다. 늘 어느 정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너도 좋고 나도 좋은 나이스한 관계가 아니라 일 때문에 짜증도 내고 화도 내면서 그 사람의 한꺼풀 벗긴 모습을 잠깐이라도 보고 좀 더 깊은 곳에 닿았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것은 일시적이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시는 덮여져 있게 된다.
다른 하나는 준비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출발 마지막 한달 전은 거의 매일 나와서 준비를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러함을 통해 농담처럼 직장 일을 소홀히 하게 되는 부분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부분을 보고 공감이 되지만 사실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 일주일간의 해외선교를 하기 위해 우리가 평생을 같이 할 직장, 가정에서의 선교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절제와 효율적인 시간사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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