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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7일 목요일

로마인 이야기 7 - 악명높은 황제들

<책 속에서>
티베리우스 황제(서기 14 ~ 37)
칼리쿨라 황제(서기 37~41)
클라우디우스 황제(서기 41~54)
네로 황제(서기 54~68)


로마인 만큼 case by case 를 구사한 민족은 없다. 티베리우스는 카파토키아와 콤마게네(오늘날의 터키..) 두 나라를 직할 속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같은 속주화라도 양국 사이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카파토키아는 항구적인 속주로, 콤마게네는 이웃한 시리아의 속주의 일부로 편입시키려 했다. - 티베리우스 황제

'갈리아인보다 훨씬 전투적인 게르만족에 대해서도 수없이 승리를 거두고 젊은 시절부터 수많은 트리움푸스의 영광에 빛나는 몸이 다 늙은 이제 와서 말을 타고 로마 시내를 산택하는 포상을 흔쾌히 받아들일 만큼 나는 영예에 굶주리지 않았소' 이런 식으로 빈정거리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 티베리우스의 성격이었다.

19세기 역사가 몸젠은 이 티베리우스에 대해 내린 평가가 '로마가 가졌던 가장 훌륭한 황제 가운데 한사람' 이라는 것이다.



역사 현상을 크게 나누면,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실과 유명하지 않은 사실로 양분된다. 제국 경영자가 역사 연표에 기록될 만한 일만 하고 있으면 조만간 제국 경영이 파탄날 것은 뻔하다. 따라서 제국을 경영하는 일은 대부분 통상적인 행정이라 해도 좋은 수수한 일로 채워진다. - 클라우디우스 황제

클라우디우스 자신에게도 잘못은 있었다. 존경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은 존경받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실제적인 '플러스 알파' 즉 파급효과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성심성의껏 해나가면 남들도 알아줄 거라고 믿어버린다. 유감이지만 인간성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인간이란 존재는, 마음속으로는 남에게 기분좋게 속기를 바라고 있는게 아닐까 - 클라우디우스 황제



네로는 성공에 만족했지만, 28세를 눈앞에 둔 나이인데도 인간의 속성을 너무 몰랐다. 인간은 꽤 복잡하고 까다로운 존재여서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친근감과 존경심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그는 알지 못했다. - 노래하는 황제, 네로 황제
리비우스(Titus Livius, BC 59~AD 17) : 로마사를 32세때부터 10권씩 모아서 간행하여 142권 전체를 간행하고 생애를 마친 인물 - 클라우디스 황제 시대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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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티베리우스 황제 : 70세가 되어서도 여전히 terrible 황제(테러블한 황제)
티베리우스 황제를 읽기 전까지는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좋아했었다. 아우구스투스는 모든일에 철두철미하고 또한 많은 부분을 꿰뚫어보는 듯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해 공화정과 반대되는 제정을 실현할때도 공화정을 주장하는 원로원을 교묘히 속여넘기고 존경까지 받았다. 이런 아우구스투스를 나는 '레알 정치적 인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반면 티베리우스는 그가 행하고자하는 바를 아우구스투스처럼 뒤에서 교묘히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이트로 밀고 나가는 투박함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고독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고독을 지배자가 가져야하는 숙명으로 생각한 듯하다. 그가 통치할 시기에 금융위기가 있었지만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위기를 진정시켰고, 제국 전체의 방위체제를 재정비하였고, 또한 긴축재정을 통해 아우구스투스 시대에 만들어진 많은 공공 인프라에 대한 정비를 수행하였다. 이에따라 유대인 사회를 대표하는 지도자 필로가 그의 죽음에 대해 진정 아쉬워하며 그가 통치하던 시기를 진정 평화롭고 교역이 풍부한 시대로 찬양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는 당대에 그리고 최근 19세기까지 악명높은 황제들 가운데 하나로 불린다. 통치하면서 공공인프라 설립을 하지 않고 긴축 재정을 하느라 시민들에게 인기있는 볼거리도 제공치 않았고, 아우구스투스의 손자인 게르마니쿠스가 죽은데 대해(나중에는 말라리아인 병사로 죽은것으로 추정되었다) 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기때문이다. 게다가 말년에는 거의 십여년간을 은둔하면서 정치를 했으니, 시민, 원로원들이 싫어한것은 당연할수도 있다.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는 것은 쉽다. 공공자금을 투입하여 행사를 하고 볼거리를 제공하고, 작은 일인데도 크게 부풀려 선전해댈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위해서는 세금이 낭비되고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 적어지게 되는것을 국민들은 인지할까? 인기,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또한 그러할 수 있음에도 그러하지 않은것은 결국 단기간의 전시효과보다는 장기적인 제국을 생각키 때문이었다. 아, 이런 지도자는 얼마나 드문가? 게다가 그것이 진정한 지도자란 것을 인지하는 국민들도 거의 없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음에도 옳은일을 계속 추진해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데...내세를 바라보면서 살라는 기독교인도 이러하기는 실제로 쉽지 않은일인것이다.
그래서 그가 멋지다. 좋다. 고귀한 이상을 위해 고독을 택한 그가.


2. 칼리쿨라 : 이런 평화로운 제국, 흑자가 넘쳐나는 제국을 단기간에 재정파탄을 일으킨 칼리쿨라.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에효..
3. 클라디우스 : 성실한 황제, 하지만 모든 것에 무관심한 황제
4. 네로 황제 : 보이기를 좋아하는 황제, 하지만 그리 악명높은 짓을 하진 않았는데도 그가 현세대에 가장 악명높은 황제로 등극한 것은 그가 통치하던 시절에 대화재가 일어났는데, 일설에 의하면 그가 그의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불을 지폈다는 얘기가 있어서이다. 또한 대화재로 인한 국민들의 원성이 일자, 이를 기독교도들이 저질렀다고 하면서 그들을 탄압했다는 것 때문이다. 글쎄,,,악명높다기보다는 생각없는 철부지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5. 모든 사람을 만족키 위해(실제는 불가능하다) 모든 디테일한 사항에 대해 정책을 만드는 것은 행정, 인력, 자원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을 극복키 위해 개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문제이다. 시오노 나나미가 지적했다시피, 로마인은 기본적인 원칙은 벗어나지 않으면서 필요시에는 케이스마다 유연성을 유지하는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귀찮다고 예전것을 고대로 답습하지도 않고 말이다..

정치가, 관료들의 정책과 행동 양상을 보면, 잘해야 본전, 못하면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A정책이 잘되면 효과가 있지만 새로운 시도라면, B라는 기존에 했던, 가장 안전하고 무난한 정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구제역 사건을 보면, 살처분과 백신 두가지방법이 있었다. 살처분은 2001년 영국에서 역시 행했던 방법으로 실제 감염된 돼지는 2000여마리 정도에 불과했으나 수백만마리를 살처분했다고 한다. 이후 살처분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동물에 대한 생명권 문제가 논란이 되었고. 이후 백신으로 전환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왜 이 좁은 땅덩이에서 살처분을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전염병 등을 고려치 않고 이 방법을 택했을까? old is goodies 라던가, 기존에 행했던 방법이라던가. 그런식의 관료식의 습관과 생각으로 인한 결과일까? 아니면 누구말대로 정말 우리나라 축산 농가를 죽이고, 미국에서 수입하면 그만이라고 내심 오히려 좋아라 하며 정책을 추진했을까?
토실토실 귀여운 돼지들...그리고 구덩이에 떨어지지 않으려 발버둥치던 어린 돼지의 사진, 그리고 땅이 갈라지면서 매몰된 돼지의 얼굴이 돌출된 사진..그리고 볕에 그을리고 주름진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의 눈물, 아...안타깝다. 사람이 최고로 잔인하다는 얘기가 떠오른다. 그리고 왜 약자들만 늘 이렇게 당해야하는가. 그리고 나는 무얼 하고 있는가..
  • 살처분 : 돼지고기 수출을 통해서는 20억/년, 하지만 살처분을 통해서는 1조원 보상금 지급
  • 백신 : (1) 백신을 맞으면 청정국 지위 및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수있다고 함 => 하지만 우리나라는 돼지고기를 거의 수입함. 안심만 수입하는데 기껏해야 15억 ~ 20억 규모 (2)백신을 맞아도 균이 체내에 남을 수 있음 => 글쎄..
  • 구제역은 이주노동자 탓 : 실제 구제역 발생원인은 오염축산물과 잔반이 66%이고 사람등에 의한 전파는 4% 정도 => 공무원의 무책임한 책임 회피

참고 : 가축 대학살은 인수공통전염병 부른다(한홍구-서해성의 직설/한겨레)


6. 이 책, 작년부터 손에 들고 있었던 책이다. 한번에 여러 권을 동시에 읽다보니 다른게 재밌어서 두고 있다가 로마인이야기 14권이 재미있어서 다시 컴백한 책이다. 그러나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 하지만 순서대로 읽지 않고 거꾸로 읽었다. 현대에 악명높은 황제로 알려진 네로 황제가 재밌을 것 같아서 그 부터 읽었던 것이다. 이러다보니 전황제에서 차기 황제로 넘어가는 부분, 그리고 차기 황제가 왜 그러한 정책을 추진했는지 등에 대한 배경없이 읽다보니 이해의 폭이 좀 더 좁았던 듯하다. 이런...

황제들을 보면 전임자가 얼마나 후임자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볼 수 있다. 칼리쿨라가 국가 재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 배경은 전 황제인 티베리우스가 인기영합적인 정책을 추진치 않았기 때문에 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한것을 보고 인기부합한 정책들을 추진하다보니 그렇게 된것이다. 클라디우스는 이러한 재정을 회복키 위해 다시 긴축으로 돌아갔고 네로는 이것이 인기가 없는것을 알자 다시 시민들에게 인기를 얻으려는 나름의 정책을 추진하고. 그렇다면 이것이 적절한 후계자를 양성치 못한 티베리우스나 클라디우스의 책임이라 할 수 있을까? 또는 모든것을 컨트롤할 수는 있지만 사람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글쎄,,결론은 티베리우스란 황제를 발견하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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