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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7일 월요일

향수 - 파트리크 쥐스킨트

(책속에서)인간의 불행은 자신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 즉 자신의 영역에 더 이상 머무르지 않으려고 하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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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되게 유명하다 부다. 아니 영화때문인가? 난 한달 전까지 이 책이나 영화 둘 다 들어본적이 없었다. 영화가 2007년에 나왔던데, 난 그때 뭐하고 있었지?
그래서..그것도 안봤냐고 해서, 다들 알고 있어서, 궁금해서 읽어보게 된 책이다.

모차르트가 음악에 대한 신동, 천재라고 불렸듯이, 냄새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그루누이의 생을 그린 소설이다. 이 인물은 태어날때부터 죽는날까지 혼자인 인물이다. 가족, 사랑, 연인, 친구와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고, 또한 식욕, 성욕, 물욕 같은 본능적인 부분도 가지고 있지 않다. 오로지 smell, 냄새, 향기만을 추구하며,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의 왕국을 세워나가는데 만족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그에겐 도덕, 양심, 가치관, 상식, 정의라는 것이 없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온 도시가 25명의 아가씨를 살해한 미친 살인마에 대해 공포감과 저주를 퍼부을 때에도, 이것이 그에게 일말의 양심의 반향도 일으키지 못한다.

그는 특별히 제조한 향수를 자신의 몸에 뿌림으로써, 군중속에서 자신을 숨길수 있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사랑을 뛰어넘어 사람들이 그에게서 신을 느끼도록 만들 수 있다. 그는 자신에게서 신을 느끼는 군중들을 바라보며 역겨움을 느낀다. 또한, 이를 불러일으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오만해하며, 신을 뛰어넘었다고 자족해하지만, 역설적으로 난 그에게서 역시 인간이구나를 느꼈다.
사실, 처음에 그는 향기로만 만족해했다. 손에 닿지 않으면 상상속의 향기로도 흡족해했다. 그러나 그런 그의 마음에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고, 그리고 마침내는 향기로 fake한 그의 모습이아니라 군중들이 진정한 자신의 내면을 알아봐주었으면 그리고 보여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하나를 이루면 또 다른 하나를 원하는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그를 통해 볼 수 있었고, 그런 부분이 사람같지 않은 그에게 유일하게 사람 냄새 나는 부분이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또한, 그는 아무도 필요치 않고 오로지 물질(향기)만이 그가 원하는 모든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사실 뼛속깊은 외로움을 자신도 모르게 느끼지 않았을까? 그는 사람과의 교감, 애정을 바라지 않았을까? 마지막에 그가 군중들을 향해 자신 안에 있는 증오심을 알아달라고 절규하는 모습은 참 인상깊다. 이 세상에 자신을 알아봐주는,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자가 한 사람도 없다는 것에 그는 고독, 절대적 외로움을 느꼈을 것 같다. 오죽했으면 세상에 대한 증오심을 군중들에게서 공감받기를 원했겠는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끝까지 모른체 그저 자신이 아닌anyone but still fake 의 상태로, 그 감정을 모른체 죽어간 그가 불쌍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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