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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1984년과 유사한 어딘가 : 1Q84, 1quasi84

책이 세권이라, 각각 600-700 페이지 정도라 참 길다고 생각되었다.

도입부는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라 약간 지루한 감도 있었고, 그리고 아오마메와 덴고의 순서대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이거 두 이야기를 한 책으로만 붙여 놓은거 아닌가?’란 생각도 들기도 했다. 하루키의 소울메이트도 두 작가가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늘어놓던 책이다 보니, 이책도 그런가했다. 읽어갈수록 흥미로와 마지막 권까지 재밌게 읽은 책이다.

하루키 소설은 비록 몇 권 읽은 바는 없지만 상실의 시대나 해변의 카프카처럼 읽고 나선 여운은 오래 남지만 허무스러워서 잘 손에 잡지는 않는다. 주변에 있길래 한 번 읽어본 책이다.

1984년을 살아가는 서른살의 주인공들인 아오마메와 덴고는 어떠한 의지에 의해 1984년이 아닌 이와 유사한 1Q84라는 세계를 살아가게 된다. 그들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처음에는 그저 초등학교 때의 첫사랑이라고만 생각했던 상대방이 무의식을 깊이 들여다보니 아오마메가, 그리고 덴고가 나의 가장 중심적인 사람임을, 그가 없으면 나 자신이 가치가 무의미할 정도로 중요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 여기에 배경으로 깔리는 것이 ‘선구’라는 광신적, 폐쇄적 종교집단이다. 이 부분은 일본에서의 80년대 혹은 90년대 실제 있었던 광신자들의 집단 자살 사건을 모티브로 하지 않았나 싶다. 덴고는 이 집단에 대해 판타지적인 소설을 쓰게 되는 것을 관여하고, 아오마메는 이 집단의 리더를 살해하는 것을 통해 서로 관계를 맺게 된다. 신에 관한 정의를 일반 종교에서는 ‘선, ’정의‘라고 하는 것과는 달리, 이 선구라는 집단은 신을 ’선‘도 ’악‘도 아니다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가치라면 오히려 세상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을까? 신도들은 자신들이 믿고 싶은대로 신을 믿을 것이며, 신은 변덕스러우며 인간처럼 불완전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인간과 다를바 무언가?

  • 이 책의 결말은 동화스럽다. 이야기의 전개나 하루키의 스타일을 통해선 비극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뭐 이리 쉽게 해결되나 싶을 정도로 아오마메와 덴고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함으로써 동화스럽게 행복하게 끝이난다. 물론 공기번데기니, 선구니 그러한 문제들은 시원스럽게 해결되지 못하고 1Q84라는 세계에 남는다는 점은 있긴 하지만 말이다.

  • 무의식이 의식보다 우리를 더 깊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이 우리에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나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누구나 한번쯤 어렸을 때 첫사랑을 간직하곤 있지만 그러려니 하고 대충 넘어간다. 정말 대수롭지 않은 것일 수 있지만, 단지 우리가 기억을 하지 못해서 대수롭게 여길 수도 있는 것이다. 왜, 아동심리학에서 강조하는 것이 우리는 비록 유아기를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그때의 느낌, 엄마와의 애착감, 사랑이 평생을 영향을 미치니, ‘엄마’는 ‘아이’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 치부하지 말고 순전하게 사랑을 주는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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