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다. 배에서 내리면 흑산도의 명물인 홍어 모양의 돌이 우리를 반긴다. 오징어를 말려 놓는 모습도 보이고.
흑산도에서 상라리고개를 가보고 싶었다. 구불구불 열두고비 고개길로 유명하단다. 부두가에 내려서 걸어가면 왕복 3시간 정도는 걸릴 거란다. 어디보자. 버스는 15분 만에 가지만 버스가 4시간마다 온다고 하니 포기할 수 밖에~~
대개 흑산도에는 두종류의 관광이 있는데, 하나는 유람선을 타면서 섬 주변을 도는 해상관광이고 두번째는 버스로 흑산도 내부를 도는 육상관광이다. 이미 홍도에서 유람선을 타며 해상관광을 충분히 멀미나게 즐겨서 해상관광은 하지 않았다. 물론 버스로 찍고 찍고 찍는 것이 싫어서 이번에는 비록 걸어서 갈 수 있는 시간 및 명소도 충분치 않았지만 wandering을 택했다. 그 중에 갈만한 곳이, 초장골 전시관(성당), 흑산비치 호텔(전망 좋은 곳임), 상라리 고개 정도 였다
비온 뒤라 그런지, 어제밤에 어떠한 동물이 이리 발자국을 찍어 놓았을까?
성당을 오르는 길에는 예수님의 생애를 묘사한 조그만 statue들이 늘어서 있다. 그러한 stature 를 발 아래 두면서 예수님이 두 팔을 벌려 이 섬을 포옹하는 듯한 또는 선포하는 듯한 모습이 있다. 흑산도 거주민 중, 당시 신유박해로 유배당했던 정약전(1758~1816)이 최초의 그리스도인이었단다. 정약전은 한국어 성가의 가사도 만들었다고 한다. 1958년에 흑산도 성당이 설립되었다고 하니 그로부터 50년이 지나온 성당의 세월을 볼 수 있으리라.
그러나, 작고 소박하고 아무나 거리낌없이 들어와 묵상할 수 있도록 오픈된 이 흑산도 성당은 작고 풀뿌리같은 우리네 삶과 닮아 있고 나에게 편안함을 준다. 지친 나에게 쉼을 준다. 다정다감함을 준다.
부두가 근처에는 관광을 갔다온 사람들을 끌기 위한 자그만 리어카가 늘어져 있다. 그마저도 없다면 강렬한 햇빛을 가릴만한 커다란 우산도 없이 쪼그려 앉아 미역이니, 오징어니 파는 아줌니, 할무이 들이 있다. 부지런하고 부지런하신 우리네 어머니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그네들, 우리는 그것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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